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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장기화로 인해 야외활동이 크게 줄어든 요즘, 몸도 마음도 지쳤다는 사람이 많다. 마음 놓고 휴가를 떠나기도 어려운 시대. 우리 동네 부천에서 여유를 찾을 방법은 없을까?
자연 속에서 마음의 여유를 찾는 프로그램을 진행하는 곳이 있다고 하여 찾아가 보았다. ‘나 너 행복 찾는 휴&힐링’이라는 프로그램으로 ‘2021 우리동네 스무발자국’에 선정된 아뜰리에 모꼬지. 부천과 서울의 경계, 도심에서 살짝 비켜난 농촌에 아뜰리에 모꼬지가 있다.
푸근한 시골 향으로 둘러싸인 비닐하우스. 빼꼼- 안을 들여다보니 초록빛으로 가득하다. 홍화코스모스부터 금화규까지. 매일 방콕(‘방’에 ‘콕’ 박혀서 나오지 않다)만 하다가 자연을 마주하니, 반가운 마음에 연신 셔터를 눌렀다. 정신없이 사진을 찍다가 어디선가 풍겨오는 고소한 냄새에 발길을 돌렸다.
“호박꽃만두 좀 드셔보세요.” 신기함도 잠시, 호박꽃만두를 한 입 베어 무니 호박 향이 입 안을 감싼다. 상큼한 청귤 주스로 입가심을 하니 벌써 행복함이 밀려 들어왔다.
청귤청 만들기가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면역력 강화와 감기 예방에 좋다는 청귤. 면역력이 떨어져 골골거리는 내게 가장 필요한 것이 아닌가? 신나는 마음을 안고 청귤과 유리병을 베이킹소다로 빡빡 씻었다.
씻은 청귤은 물기를 제거하고 2~3mm 두께로 균일하게 썰어준다. 너무 두꺼우면 설탕이 잘 스며들지 않고, 너무 얇으면 뭉개진다. 자그마한 청귤을 자르고 있자니 나도 모르게 엄청나게 집중했다.
내 표정을 보신 대표님께서 말씀하신다. “집중하면서 청귤을 써니 잡념이 안 떠오르죠?”
정말 그랬다. 온갖 걱정들이 가득했는데, 하나도 떠오르지 않았다.
큰 볼에 청귤과 설탕을 1:1 비율로 잘 섞어준 후 열탕한 유리병에 청귤을 세워서 담아준다.
“왜 세워서 담아야 하나요?” “2가지 이유가 있어요. 세워서 담으면 설탕이 더 잘 배어들고, 보기에도 더 이쁘기 때문이죠. 보통 청은 한 번에 많이 담아서 주위에 선물을 많이 하잖아요. 같은 선물이라도 보기에 더 이쁘면 좋지 않을까요?”
‘행복은 나누는 만큼 배가 된다는 말은 이럴 때 쓰는 거구나.’ 무릎을 '탁' 쳤다. 사람들과 함께 청귤청을 나눠 먹는 모습을 상상하니 뿌듯해졌다.
마지막으로 설탕을 얹어준 후 밀봉한다. 실온에서 2~3일 정도 숙성과정을 거친 뒤 냉장 보관하면 끝!
2시간 동안 아무런 생각 없이 한 가지 일에 집중해본 게 얼마 만인지. 짧다면 짧은 시간이지만 마음의 여유를 되찾기엔 충분한 시간이었다.
Q. 안녕하세요 대표님, 반갑습니다. 이전에 어린이집을 운영하시다가 작년에 농원을 오픈하셨다고 들었어요. 어떤 계기로 농원을 운영하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어린이집을 운영할 때 부모로부터 방임된 아이들을 많이 보았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 24시간 어린이집을 운영했었습니다. 그러다 보니 체력에 한계가 오며 이명과 난청 증상이 나타나기 시작했죠. 그런데도 일에 과몰입하다 청각장애인 등급까지 받게 되었습니다. 정직과 사명감으로 어린이집을 운영했는데 남는 건 청각장애인 등급증과 복지부 장관상을 비롯해 각 부처에서 받은 상장들밖에 없으니 그때 처음으로 허무하다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그 허탈함을 달래는 데 시간이 참 많이 걸렸어요.
저의 몸과 마음의 치유를 위해 도시농업 전문가 양성과정을 수료하고 꽃차 소믈리에 강사과정 자격증을 취득했어요. 제가 공부한 것을 활용하고자 조그만 비닐하우스를 알아보던 중 연고는 없지만 저렴하게 임대할 수 있는 곳, 바로 이 부천시 고강동을 알게 되었고 이곳을 터전으로 잡았답니다.
Q. 우연한 기회로 ‘우리동네 스무발자국’ 사업에 지원하셨다고 들었습니다.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2020년 4월 지난해 꽃 농사를 처음으로 시작해 봤는데 이론만 가지고 뛰어들었던 농사는 결코 만만한 것이 아니더라고요. 코로나19까지 더해져 더욱 힘든 상황이었죠. 그러던 중 고강종합사회복지관 사회복지사께서 ‘이런 공간을 찾고 있었다’라며 아뜰리에 모꼬지를 찾아오셨어요. 이 만남을 인연으로 고강동 주민들과 만나게 되면서, 사람들과 소통하는 공간으로 발돋움하게 되었답니다.
올해 초 사회복지사께서 부천문화재단 ‘우리동네 스무발자국’ 모집공고를 보여주셨어요. ‘영혼 끌어 공간 차렸는데 사람이 없음.’이라는 광고를 보고 ‘헉 저거 완전 내 얘기잖아.’라는 생각이 들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코로나19와 사람들에 치여 지친 마음을 달래줄 휴식과 소통의 장소로 지역주민들의 삶에 활기를 불어넣고 싶었답니다.
Q. 부천시민에게 ‘아뜰리에 모꼬지’가 어떤 공간으로 기억되길 바라시나요?
아뜰리에 모꼬지는 ‘예술가의 작업실’이라는 뜻의 영어단어 ‘아뜰리에’와 ‘놀이나 잔치 또는 그 밖의 일로 여러 사람이 모이는 일’이라는 뜻의 우리말 ‘모꼬지’를 합쳐 만들었어요. 행사나 잔치로 많은 사람이 모여 즐겁게 인생 예술을 만들어 내자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죠.
제가 그랬던 것처럼 내게 건강과 행복을 주며, 그 행복이 차고 넘쳐 많은 사람과 나눌 수 있는 休와 힐링이 있는 공간으로 기억되기를 바랍니다. 자연에서 얻은 음식 재료로, 나를 위해 정성껏 만든 예쁜 음식들을 먹으며, 나를 찾아가는 여행을 해보셨으면 좋겠습니다.
* 프로그램 참여 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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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메일 : anaika79@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