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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천시 송내에는 ‘모지리’라는 재미있는 이름을 가진 ’카페’가 있다. 석천로25번길34, 1층에 있는 작은 동네 카페지만, 미술관이 옆에 있어 커피와 함께 미술 작품을 감상할 수 있는 특색 있는 곳이다.
카페 이름은 마음 한구석이 모자란다고 말하여 ‘모지리’라고 하는데, ‘모자란 사람들이 마음을 모아가며 만드는 공간’이란 뜻의 따뜻한 마음이 녹아있다. 또한 ‘모지리’는 마을공동체로 같이 명상하고, 노래하고, 춤추며, 신나게 살아가는 곳으로 골목과 지역을 살릴 수 있는 복합문화 마을 공간을 지향하며 마을 카페, 마음 휴게소, 못 그린 미술관, 꼬마평화도서관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카페 구경삼아 층별 내부 안내도를 따라 ‘모지리’ 공간을 잠시 둘러보았다. 지하 1층은 마음 휴게소(명상, 요가, 춤, 영화관), 꼬마평화도서관, 스튜디오로 구성되고, 1층에는 마을 카페, 못 그린 미술관과 뒷마당으로 공간이 나뉘고, 2층에는 주택을 이루는 공간으로 추후 청년 주거 공간으로 사용될 예정이라고 한다. 3층 공간은 문화예술 청년을 위한 셰어하우스로 복합 문화예술 공간으로 이루어져 있다.
지역의 후원을 통해 운영되고 있는 ‘모지리’는 마음 휴게소, 못 그린 미술관, 게으른 놀이터, 개똥쇠똥, 뻗뻗 요가, 중동 테레비, 무담시 등 다양한 프로그램들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찻값만 내면 소모임 공간으로 이용 가능하며, 누구에게나 열린 다양한 공간으로 활용된다.

‘모지리’는 올해 부천문화재단의 생활 친화 문화 공간 발굴사업인 ‘우리 동네 스무 발자국’에도 참여 중이며, <미술관 옆 마을 카페>라는 주제로 공간을 꾸며놓았다. <미술관 옆 마을 카페>에서는 마을에 사는 미술 작가를 소개하고, 그림 전시는 물론 재미있는 공연을 하며 신나게 놀 계획을 세웠다. 한 달에 두 번 전시회를 열고, 한 달에 두 번 작은 공연을 연다고 하니, 신나게 놀아볼 생각에 벌써 마음이 설렌다.

Q. <모지리>는 마음 한구석이 모자란다는 뜻을 품고 있다고 들었습니다. 카페 이름에 얽힌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주민들과 함께 다양한 소모임을 준비하던 시기였는데, 그때 당시에 제가 톨스토이의 “바보 이반”을 읽고 있었어요. 바보 이반을 통해 본 현대사회는 다들 너무 잘나고 똑똑한 지식사회로 이루어져 있고, 마음을 내 줄 수 있는 어떤 틈이나 빈구석이 없다고 느꼈어요. 우리는 공동체를 만들고 살아가는 사람들인데, 조금 부족한 마음으로 살아가더라도 서로 싸우지 않고 지혜를 모아 살아도 좋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김수환 추기경님의 생전 별명이 ‘바보’였는데, 그분처럼 겸손한 마음가짐, 태도로 사람들 사이에서 서로의 빈틈을 내주고 살아가는 것도 행복하지 않을까, 하는 마음에서 비롯된 이름입니다.
Q. 다양한 작가들의 전시와 공연들이 이루어지고 있습니다. 작가들 섭외는 어떤 방식으로 이루어지나요?
시기상 공연을 못 한 지는 오래되었지만, 전시는 꾸준히 하고 있어요. 섭외는 지역주민을 우선으로 하며, 삶과 밀접하게 연관된 공예 전시를 하고 있어요. 일상에서 만나는 문화예술로 뜨개질부터 청바지 리폼 등 우리 주변의 ‘살아가는 이야기’를 전시 형태를 빌어 생활 예술, 공예미술을 만들게 되었어요. 균형을 맞추기 위해 작품 활동이 활발한 미술가들을 초대해 ‘삶과 미술’의 조화를 맞춰 가고 있습니다.
Q. <미술관 옆 마을 카페>는 부천문화재단의 생활 친화 문화 발굴사업인 ‘우리 동네 스무 발자국’ 프로그램에 선정되었습니다. 어떻게 운영되고 있나요?
카페 옆 바로 미술관이 있는데, 생활 문화 친화 공간으로서의 ‘스무 발자국’을 통해 카페와 미술관을 함께 즐겼으면 하는 마음에서 이렇게 배치하게 되었어요. 전시를 보러 온 사람도 카페를 이용하고, 카페를 찾아온 사람도 미술관에 전시된 작품을 관람하면 좋겠다는 바람에서 참여하게 되었습니다. 운영은 이러한 바람처럼 균형 있게 잘 진행이 되는 듯싶네요.
Q. <미술관 옆 마을 카페>에서 앞으로 진행하게 될 전시나 프로그램으로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우선 10월 말에는 재단과 협업하여 아트마켓을 진행하고, 30일까지 핼러윈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습니다. 그리고 11월 초에는 여성회관과 함께 지역에서 사진 작업하는 분들과 여성 작가들과의 만남 등 함께하는 프로그램이 준비돼 있고, 12월에는 목공예 작가분과 함께 하는 프로그램, 지역전시로는 발달장애인분들의 전시 등이 예정되어 있습니다.
Q. 카페를 운영하시면서 품고 계신 꿈이나 비전이 있을까요?
오늘을 어떻게 살아가느냐에 따라 더 나은 내일이 있고, 혼자만 잘났다고 살 수 있는 세상이 아니기에, 이웃과 어울려 더불어 살아가는 게 중요하다고 봐요. 이웃한 세탁소나 식당 등 골목 안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어울려 행복하게 살고 싶습니다.
김영수 대표님을 만나 이웃과 더불어 살아가는 이야기, 문화예술 이야기를 들을 수 있어 반가웠다. 끝으로 전해준 소소하면서도 진솔한 꿈은 듣는 이의 마음을 풍성하게 채워주었다. 이어서 현재 <미술관 옆 마을 카페>의 10월 프로그램으로 전시에 참여하신 <지박령을 모으는 마을>의 주명 작가님을 만나보았다.
Q. 작가님의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디지털 아트를 하는 작가 주명이라고 합니다. 일러스트레이션, 디지털 페인팅과 3d 모델링, 애니메이션, 작곡 등을 하고 있습니다. 혹시 작품들이 궁금하시다면, 제 인스타그램으로 놀러 오세요. 더 많은 작품을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Q. 이번 프로그램을 ‘모지리’와 함께 진행하게 된 계기가 있을까요?
여러 여건상, 전시 계획이 따로 없었는데, ‘우리 동네 스무 발자국’을 통해 ‘모지리’라는 공간을 알게 되었어요. 저는 송내동에 사는데, 문화 공간은 주로 상동이나 중동에 퍼져있어서 문화 공간을 찾으려면 동네에서 나가야 하거든요. 스무 발자국 프로그램 중 그나마 가깝고 개방성 있는 카페를 들렸는데, 동네 예술가 위주로 전시를 하고, 대관료도 안 받는다고 하셔서 부담 없이 오게 되었습니다.
사진 제공 - 주명
Q. 10월 프로그램으로 <지박령을 모으는 마을>을 전시 중인데 어떤 작품인가요?
개인 작업 중 아이디어들이 단서들처럼 흩뿌려져 있다가 한 번에 모여서 생각이 났는데, 그 계기가 핼러윈이라는 단어였어요. 제 그림의 중요한 특징은 색채에서 오는 강렬함인데, 그 특징이 핼러윈과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핼러윈이라는 콘셉트로 제 그림을 전시하고 싶었어요.
Q. 이번 프로그램을 통해 목표가 있다면 어떤 것일까요?
우선은 그림을 전시하고 싶은 근본적인 목표와 더불어 그림을 보여줌으로써 다양한 사람들에게 홍보하고 싶어요. 아티스트라는 직업도 그렇고 제가 하는 작업의 특성상 한 작업에 몰입해 집중하다 보면 주변을 잊게 되는데, 그러다 보니 고립된 느낌이 강하게 들더라고요. 문화 사업에도 관심이 있지만, 아무래도 제 작업 방향과는 분야가 다르다고 생각했습니다. 저는 보다 감각적이고 주류를 통해 표현하는 아티스트라 트렌디한 경향을 찾게 되고, 문화 사업에 참여하자니 지역 특색에 맞는 장인 분들과 주로 협업하셔서 그에 대한 고민도 있습니다.
게임을 좋아해서 모델링 게임개발을 위주로 진행해보고 싶기도 하고, 현실적으로 취업도 해야 하므로, 그 전에 아티스트로서 본격적인 예술 작업을 하고 싶은 열망이 있죠. 그런 점에서 함께할 아티스트를 찾는 것이 가장 큰 목표라고 말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런 복합적인 이유로 지역 공간에서 전시하는 것이 중요한 첫걸음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를 계기로 지역에 기반을 둔 많은 아티스트분들을 만나 뵙고 싶네요.
Q. 이번 프로그램의 관전 포인트는 어떤 부분인가요?
먼저, 방송콘텐츠로 유튜브 라이브를 진행할 생각이에요. ‘지박령’이라는 단어는 땅에 얽매여 있는 영혼이라는 뜻으로, 특정한 지역에 머물고 있으면서 저승으로 떠나지 못하고 있는 영혼을 일컫는 말인데, 이번 프로그램에 참여한 모든 아티스트분들은 부천 토박이들입니다. 그리고 부천을 기반으로 숨어있는 아티스트들을 모으고자 하는 뜻에서 나온 말입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 ‘지박령들을 꺼내는, 불러오는 것에 포인트를 두었습니다. 그리고 핼러윈 콘셉트인 만큼 저승사자, 죽음, 귀신을 젊은 세대에 맞게 감각적으로 표현해보고 싶었습니다. 마냥 무겁기만 한 주제를 제 방식대로 풀어나가며 다시 한번 그 주제에 대해 생각해 볼 수 있다는 의미도 되고요.
Q. 앞으로의 계획이나 포부가 있다면 들려주세요.
대중적인 콘텐츠를 만들고 싶고, 이번 기회로 저와 뜻이 맞는 부천의 많은 아티스트분들을 만나 예술적인 프로젝트를 진행해보고 싶습니다. 작품 속에서 저만의 색이 잘 드러날 수 있도록, 그걸 표현해내는 작품들을 만들 예정이에요. 아직은 리허설 중이라 프로그램을 보여드리지 못해 아쉽지만, 시간 되시면 언제든 꼭 구경 와주세요 :)

단, 스무 걸음이면 닿을 15개의 공간! 그 가운데, 우리는 수많은 사람이 오가는 작은 동네, 정감 있는 골목에 자리한 복합문화 마을 공간 ‘모지리’를 찾아 그동안 우리가 몰랐던 숨은 공간을 만나보았다.
이제 한 걸음 한 걸음, 내딛는 발걸음을 모아 또 다른 공간을 찾아 우리의 발자국을 남겨보는 건 어떨까? 깊어 가는 가을 따뜻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를 나누며, 보물처럼 숨어있는 작은 공간에서 우리 문화예술을 만나보자!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