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끊임없이 새로움을 만들어내는 창작활동 주변 사람들과 환경에 지속적으로 관심을 기울이고, 소재를 찾아내고 그것을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음악이나 작품으로 만들어 내는 것. 참 외롭고 지치는 작업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새로운 이야기를 계속 만들어내고, 문학상에 도전하며, 예술의 지평을 넓혀가는 활동을 지속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끊임없이 무언가를 만들어내는 활동을 지속하는 힘은 어디에서 나오는 것일까요? 가슴속에 품어둔 열정을 활활 타오르게 하는 원료가 무엇인지 부천신인문학상 수상자 왕입분 작가와 청년예술가S로 선정되어 활동 중인 전예총 작가의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전예총 님은 2022년 부천문화재단의 예술가 지원 프로그램인 청년예술가S로 선정되어, 배리어프리 콘텐츠를 제작하고 있다. 바로 수어로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는 것이다. 수어와 뮤직비디오의 결합이 낯설어 상상이 잘 되지 않는데, 어떻게 이런 신선한 생각을 하게 된 것일까. 그 시작은 한 편의 영화였다. 청각 장애인 부모를 둔 정상의 자녀가 합창단에 들어가 노래의 재능을 펼쳐가는 이야기를 담은 영화 ‘코다(CODA)’가 바로 그것이다. 주인공이 음악학교 진학을 위한 오디션장에서 수어와 함께 노래하는 장면은 영화의 명장면으로 꼽힌다. 그 장면에서 받은 감동과 영감으로 수어와 노래의 결합을 기획하게 되었다.
전예총 님이 생각하는 배리어프리는 ‘장애를 가진사람이 즐길 수 있는’이 아니라 ‘모든 사람이 동등하게 즐길 수 있는’의 개념을 가진다. 그래서 수어를 ‘통역’의 기능에 한정하지 않고, ‘의미를 담은 몸짓’, ‘노래하는 손짓’으로 확장했다. 단순히 언어를 전달해주는 의미를 넘어 느낌과 감정까지 전달할 수 있는 매개체로 설정한 것이다. 가사전달이라는 일차적인 의미를 넘어 정가의 분위기, 음악의 흐름을 몸과 손으로 표현하고자 했다. 그래서 뮤직비디오에 등장하는 수어 전문가도 실제로 뮤지컬 배우로 활동하는 분을 섭외했다.
이번 수어 뮤직비디오는 장성남 시인의 ‘배를 매며’를 기반으로 정가와 수화를 결합하였다. 이 곡은 정가와 클라리넷, 피아노를 결합한 곡이다.
전예총 님이 지금처럼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시도하고 창작을 지속하는 원천적인 힘은 바로 ‘배’에서 나온다. 고등학생 때 추운 겨울 방문한 양평의 두물머리, 강 기슭에 자리잡은 배의 모습을 보며 불현듯 배를 소재로한 시가 생각났다. 그러고는 자연스럽게 그 시에 어울리는 음색을 떠올리게 되었고 그것이 정가에 대한 관심으로 이어졌다. 배를 소개로 한 시를 정가로 표현하고 싶다는 생각을 고등학교 2학년 때 양평 두물머리에서 배를 보며 품게 된 것이다. 이후 현대음악 작곡을 전공하면서도 국악까지 폭넓게 관심을 가지며 온고지신팀 결성과 수어 뮤직비디오까지 음악 활동을 이어오게 되었다.
이번 수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면서 지금의 길로 발을 들일 수 있도록 영감을 준 배를 활용하고 싶어, 그 배에 최대한 가까운 형태로 모형배를 주문제작했다. 모형배의 색도 그날의 배를 떠올리면 최대한 가깝게 직접 칠했다. 뮤직비디오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에 등장한다고 하니 공개될 뮤직비디오도 사뭇 기대된다.
전예총 님은 이번 수어 뮤직비디오를 제작하며, 모든 사람이 즐길 수 있는 예술로 음악의 지평을 넓혔다. 예술은 멀리있는 것이라는 선입견을 깨고 싶었다는 전예총 님은 앞으로 많은 사람들이 가까운 곳에서 쉽게 접하는 예술 활동을 하고 싶다는 생각을 내놓았다. 지속되는 예술이 되기 위해 많은 사람들이 즐길 수 있는 기회와 공간을 만들고 싶다는 그 생각이 이미 예술의 지평을 넓히는데 큰 힘이 되고 있다.


왕입분 님에게 부천은 어른이 되어가는 과정을 함께 보낸 곳으로 자신의 정체성을 형성한 곳이다. 그래서 부천에서 올해 신인문학상을 수상한 것은 누구보다 큰 의미로 다가왔다. 오랜 시간 아동도서 편집자로 근무하며, 30대가 되어서야 글쓰기 공부를 시작했다. 아동문학은 독자와 구매자가 다르다는 특징을 가진다. 두 사람 모두를 충족시키는 것이 큰 어려움이다. 그리고 글 쓰는 작가는 어른인데 독자는 어린이이다. 자칫하면 가르치듯이 이야기를 쓸 수도 있다는 위험이있다. 독자와 구매자를 모두 만족시키면서, 재미있는 이야기를 교훈적이지 않게, 독자 스스로 생각할 수 있도록 유도해 주어야 하는 것이 바로 아동문학이다. 이토록 어려운 장르인 아동문학을 왕입분 작가는 왜 오래도록 붙잡고 있는 것일까. 십수 년 동안 포기하지 않은 이유는 무엇일까.
아동문학 집필은 한 아이의 성장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것이 바로 큰 매력이다. 막중한 책임감과 함께 뿌듯함이 공존하는 작업이 바로 아동문학 집필이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매력은 아이들에게 들려줄 이야기를 쓰면서 자연스럽게 작가도 어린이였을 때의 감성을 다시금 떠올리게 된다는 점이다.
이런 매력 때문에 다른 동료 작가보다 느리더라도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작품활동을 해왔다. 그 결과 2022년 부천신인문학상 아동문학 부문에 ‘캡슐’이 수상작으로 선정되었다. ‘캡슐’은 SF 소재를 활용한 작품으로 처음에는 후반부의 반전에 놀라고, 다시 읽을 때는 곳곳에 숨겨진 메시지와 의미에 고개를 끄덕이게 된다.
왕입분 작가는 이 작품을 통해 ‘온라인 밖의 세상이 현실’이며, ‘온라인의 가상세계를 깨고 나온 그 이후 에야 스스로 만드는 세상을 살아갈 수 있다.’라는 메시지를 전하고자 했다. 그리고 SF 소재를 아동문학에 활용하면서 읽는 어린이들이 미래 세계의 변화상을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도록 도와주고 싶었다.
이토록 아동문학을 통해 전달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은 왕입분 작가가 소중히 간직한 소품은 바로 캘리그래피 액자이다. 사실 액자 자체보다는 캘리그래피로 써놓은 글귀가 작가로서의 태도를 되새기게 하고 새로운 포기하지 않고 창작활동을 하도록 이끈다. ‘나는 영혼을 깨우는 작가다.’ 작은 행사에 방문했을 때 캘리그래피 부스를 운영하던 작가가 써준 것이다. 이 문장은 어떤 작가가 되고 싶은가, 무얼 하고 싶은가에 대한 왕입분 작가의 대답이다. 액자를 책상 위에 놓고 집필 작업을 시작하기 전에 매일 읽고 다짐한다. 작가는 그의 글이 다른 사람의 영혼에, 세상에 영향을 줄 수 있는 사람이라는 생각, 그래서 그에 걸맞은 행동을 해야 한다는 다짐. 이런 다짐을 하며 지금까지 포기하지 않고 글을 써 왔으며, 앞으로도 지속해서 많은 아이들의 영혼을 깨우고, 위로가 되는 작품을 써나갈 것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