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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을을 새롭게 계획하고 변화시키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지역의 특성을 찾아내고 그것으로 동네를 변화시킵니다.
문화특화구역 조성사업에 참여하며 살고있는 동네를 스스로의 힘으로 계획하고 특화시켜나가는 사람들의 소품 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문화공간 디디를 운영․ 관리하고 모두의 이야기를 운영하는 김세은 님과 오오이케 히로미 님은 아시아문화 연대에서 다문화인권강사로 활동했다. 태어난 나라는 다르지만 지금은 평범한 엄마이자 도당동 주민으로 살고 있다. 20년이 넘도록 살았지만, 여전히 ‘이주민’ 이라는 이름으로 불리고 있다. 그래서 선주민, 이주민이 아닌 도당동의 주민으로, 이웃으로 살아가길 원하는 마음이 모두의 이야기를 시작하게 되었다고 한다.
몽골에서,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모두의 이야기를 만들어내기까지 어떤 소품이 이 사람들을 지탱하고 있었을까. 부천문화재단이 문화도시 문화특화구역 조성사업에 참여한 두 사람을 만났다.

김세은 님은 몽골에서 태어나 요리사로 활동했다. 한국에 요리 공부를 하러 왔다가 결혼을 하고 한국인이 되었다. 그렇게 23년의 시간이 지났다. 자기의 이름을 스스로 정하고 싶어 시아버님이 정해준 이름을 택하지 않고, 부천 김씨를 만들었다는 김세은 님에게 부천 김씨의 시조다운 개척정신이 느껴졌다.
김세은 님이 소개해 주신 소품은 몽골에서 한국으로 올 때 가져온 전통 소품이었다. 양의 복숭아뼈로 만든 놀이도구로 흡사 우리나라 공기놀이를 하는 공깃돌 같은 모습을 하고 있었다. 공기놀이도 하고 하루의 운세를 점치기도 하는 이것은 먼 곳에 갈 때 가지고 가는 전통 소품이라고 한다. 그래서 김세은 님이 한국에 올 때 어머님께서 이것을 직접 챙겨주셨다고 한다. 23년 전 어머님이 멀리 떠나는 딸의 안녕을 기원하며 싸주신 양 복숭아뼈로 만든 놀이도구는 이제 엄마가 된 김세은 님이 한국의 아이들에게 즐거움을 전달하는 매개체가 되었다.

오오이케 히로미 님이 소중히 간직해온 소품은 바로 수수한 만남 프로그램에서 사용하던 다기이다. 오오이케 히로미 님의 외할머니가 다도 선생님이셔서 어려서부터 다도가 낯설지 않았다. 일본에서 말차는 ‘특별한 손님’, ‘귀한 손님’을 대접할 때 내어놓는 차라고 한다. 이러한 의미를 담아 문화공간 디디에서 진행했던 수수한 만남 프로그램에서 말차를 사용하기도 했다. 프로그램에 참여하신 분들을 특별하고 귀한 손님으로 대접하고 싶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수수한 만남에 참여하는 주민들이 오오이케 히로미 님에게는 특별하다. 부천의 맛집을 소개하거나 여행하고 싶은 곳을 이야기하며 소탈하게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는 사람들의 모습에서 조금씩 좁혀가는 서로의 거리를 확인하게 되니 오오이케 히로미 님에게 특별한 분들임이 틀림없다.
문화공간 디디는 소위 이주민들이 운영한다는 것이 큰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그렇지만 앞으로는 ‘이주민이 운영하는 공간’이 아닌 ‘도당동 주민이 스스로 운영하는 공간’으로 인식이 변화하길 기대해본다. 그리고 그 변화는 이미 시작되었다.

‘쓰레기를 재단하다’의 의미를 담은 컷더트래쉬 이름대로 임소현 대표는 버려지는 자원에 가치를 부여하고 새로운 제품으로 만들어 내는 일에 희열을 느낀다. 부천 시민들과 자원순환을 함께 고민하고, 업사이클 패션 디자이너의 존재를 알리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특히 부천문화재단의 문화도시 문화특화구역 조성사업을 통해 2차례의 에코 패션쇼에 참여하기도 했다.
임소현 대표는 패션디자이너의 꿈을 좇으면서도 패션산업이 가진 이면의 어두운 면을 알게 되었다.
아무리 오랜 시간 노력한 꿈이라 하더라도 환경에 해를 주면서까지는 하고 싶지 않았다. 그러다 업사이클에 관심을 갖게 되었고, 현실적으로 문제가 되지만 해결 논의조차 이루어지고 있지 않은 쓰레기가 무엇일지 찾아나섰다. 그 결과 해양 쓰레기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특히나 제주도가 고향인 어머니를 따라 어려서부터 바다로부터 위로를 많이 받아온 임소현 대표이기에 바다에 대한 고민을 더욱 짙게 할 수 있었다고 한다.
바다에게 인간은 어떤 존재인지, 언제까지 바다가 우리에게 주기만 할 수 있을지를 고민하며 여러 번의 시행착오 끝에 지금의 제품까지 도달할 수 있었다.
소위 ‘예쁜 쓰레기’가 되지 않기 위해 노력했다. 예쁜 쓰레기라 함은 예쁘지만 소비자 입장에서는 그냥 쓰레기에 불과하다는 의미이다. 실제로 많은 기업들이 ‘자원순환’을 앞세워 소비자가 원하지 않는 디자인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래서 임소현 대표는 소비자가 만족하며 자원순환에 일조할 수 있도록 ‘디자인’ 과 ‘활용성’ 모두를 붙잡고자 했다. 이렇게 탄생한 컷더트래쉬만의 디자인 제품이 임소현 대표에게는 더없이 소중한 소품이다. 환경에 해를 주지 않는 패션산업과 디자이너라는 꿈에 한 발자국씩 다가가고 있기 때문이다. 임소현 대표는 이러한 활동을 재단의 사업에 참여하며 시민들과 함께 하니 더없이 즐겁다.
컷더트래쉬의 가방에 담긴 자원순환, 제로웨이스트 정신을 생활 속에서는 어떻게 실천할 수 있을까. 임소현 대표는 일회용품 사용 줄이기, 장바구니 가지고 다니기, 분리수거 잘하기, 전자메일 정리하기 등의 활동을 꼽으며, 이러한 활동이 뻔하지만 당장 실천 가능한 일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작디작은 실천이야말로 개인이 환경문제에 목소리를 낼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임소현 대표에게 작년 한 해는 재단과 함께 활동하며 참가자에서 기획자가 되기도 하는 등 성장의 시간이었다.
올해는 거대하고 고질적인 해양 쓰레기 문제를 부천의 다양한 콘텐츠 기업, 사회적 기업가들과 함께 연대하여 활동의 폭을 넓히려고 한다. 문화도시 부천의 가치를 함께 만들어가는 디자이너가 되고 싶다는 임소현 대표의 거대한 꿈이 더욱 영글어가길 기대해 본다.